작은 철공소, 골목 그리고 가난한 예술가들

문래 창작촌은 어느 때 부터인가 예술가들 보다 술집, 카페들이 들어 오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컨셉으로 포장된 기업형 점포들도 많이 자리를 잡았고 편의점도 들어 왔다.

커다란 국밥집도 들어왔고 일할 생각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어정쩡한 점포들도 많아지고 있다.


동네 주민들도 은근히 재개발만 기다리고 있는 눈치다.

성수동이나, 을지로, 합정 만큼 되기에는 한계도 있어 보인다.

벌써 젠트리피케이션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문래동의 시간은 좀 느린 편이다.

낡고 촌스러운 것들, 어쩌면 숨기고 싶은 우리 어릴 적 가난한 모습들

천년 만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지금의 문래를 지키자는 것도 아니다.

잘 즐겨 보자는 생각에 문래지앙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다가 이내 시들해 지지 말고

적어도 내가 문래동에 살아 가는 동안 나와 속도를 맞춰 같이 나이 들어갔으면 한다.

장사치들이 아닌 동네 주민이 지금의 문래 창작촌의 문화를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에 문래지앙(Mullaesian)이라는 개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뚜르 드 문래
Tour de Mullae



문래동으로 와요~


동네에 살기 시작한 지 어느덧 18년 째.

나의 사람, 나의 공간에 대해 무심하게 정을 주는 스타일이라 시작한 개인 프로젝트, 뭔가 재미 있는 뻘짓을 하고 싶어 문래지앙 프로젝트를 시작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핑계거리를 하나 더 찾은 셈이지만 문래동 오시면 동네 구경도 시켜드리고 같이 밥과 술 한잔 기울이시죠



갤러리 문래
Gallery Mullae





문래 꼬뮨
Mullae Commune



1930년대 군소 방직공장이 들어서자 일본인들에게 계옥정이라 불리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글이 왔다(文來) 해서 문래동이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실을 짓는 '물레'에서 변형되었다는 쪽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당시 문래동 동쪽에 굵직한 방직회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는 다양한 기계 부품을 생산하며 호황기를 맞았다.


1990년대 말부터는 중국산 부품이 밀려오면서 문을 닫는 철공소가 늘어났다.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방식으로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작업 공간이 필요한 예술인들이 비어있는 철공소를 찾아 문래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

저렴하게 공간을 임대할 수 있었기에 철강골목은 점차 젊은 예술인들로 채워졌다.

녹이 슨 철강소 옆에 예술가의 공방과 레트로 감성의 카페가 들어서면서 문래는 과거와 현재가 재미있게 배합되기 시작했다.

문래역 일대는 골목골목이 아름다운 조형물이나 전시품, 다양한 컨셉의 카페와 식당들이 존재한다.


천천히 걸어 다니며 숨은 작품 찾기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